2020년 2월 15일 죠죠뎐에 나올 예정인 승화 책 사양 및 샘플입니다!
(목업 이미지로 실물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양
A5, 총편집 약 40-50p 예정, 가격 5,000원
주의사항
스타크루 모두가 햅삐우레삐하게 생존한 시공의 멋대로 4부 승화.
카쿄인 노리아키와 쟝 P. 폴나레프가 쿠죠 죠타로의 부탁이자 의뢰로 모리오초에 교사로 취임합니다.
vs 서피스전, vs 레드핫칠리, vs 깔쭉이전은 확실하게 포함합니다.
시계열은 나름 지키려고 했지만, 역시 이건 아냐 싶은 분은 피해주세요...
샘플
* 샘플은 수정 전의 글이기 때문에 오탈자 등은 가필수정될 수 있습니다
#00_What if...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개인 오피스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례적인 속도이긴 했으나 놀라울 것은 아니었다. 돌고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문을 써냈던 학부생이 석사도 박사도 이 학교에서 그대로 이어나가겠다고 하니 학교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니까.
스탠드사는 스탠드사에게 끌린다는 법칙으로 득을 본 셈이라 양심이 조금 찔리기는 했다. 심해저 탐사를 하다가 우연히 ‘올 나이트메어 롱’이라는 이름의 스탠드를 가진 스위프티 더 돌핀을 만났고, 그 해역의 문젯거리를 해결해주는 대신으로 돌고래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 당사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니만큼 하이라이트를 받는 건 당연지사. 결과적으로 희귀종 돌고래가 멸종할 위기도 벗어났고 저도 스탠드 관련 일로 연락을 주고받을 때 남들 눈치를 볼 일이 없어졌으니 잘 된 일이라고 납득을 하기는 했다.
“―그래, 그렇게 해줘. 부탁한다. 너라면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겠지. 절대 무리는 마라.”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경쾌했다. 그 모습이 선한지라 죠타로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십대 중반이 됐음에도 여전하지. 그라면 모리오초로 도망친 스탠드사 녀석을 충분히 맡길 수 있으니, 저는 일단 졸업과제 초안제출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죠스타 가의 난장판을 해결하러 넘어가면 될 터였다. 대강 이 주일이면 충분하겠지. 더 빨리 끝날지도 모르고.
어쨌든 지금은 논문 초안을 짜는 데에 집중해야했다.
#01_제목을 라노벨처럼 지으려다가 항마력이 모자라 실패함
부도가오카 학교에 새로운 교사가 온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6만 명이 조금 덜 되는 모리오초에서 이런 소식은 파다하게 퍼지는 법인더러 입학식 당일이 아니라 며칠 간격을 두고 왔다는 기묘함이 신규 국어 교사와 기간제 프랑스어 교사에 대한 의혹을 부추겼다.
물론 이 나이대의 학생들은 단순해서,
“안녕하세요, 앞으로 여러분과 시간을 보낼 카쿄인 노리아키입니다. 미리 말하자면 이사절차에 조금 문제가 있어서 늦게 온 거고, 내 자리는 제2교무실에 있어요. 사적인 질문은 거기서 받는 것으로. 오늘은 가볍게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마치는 것으로 합시다. 챤챤.”
“안녕, 쟝 피에르 폴나레프다. 어느 쪽으로 불러도 신경 쓰지 않아. 일본인 친구가 있어서 이쯤이면 말은 꽤 잘 한다고 자부하고 있고, 한동안 너희들에게 프랑스어를 알려줄 사람이다. 잘 부탁해?”
그 두 사람이 상당히 잘생긴 축인 걸 확인하자마자 그 외에는 아무렴 다 어때라는 식으로 돌변했다.
다만 죠스케나 오쿠야스, 코이치 같은 스탠스사인 학생들은 표정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입만 뻐끔였다. 국어 시간, 카쿄인 노리아키 선생님의 주변을 친친 감고 있는 뭔가가 보인 탓이었다. 당사자는 전혀 개의치 않아 보이고 다른 학생들도 별 다른 반응이 없는 걸로 봐서 저 반짝거리는 에메랄드빛은 틀림없는 스탠드일 터. 그렇지만 저 해류에 몸을 맡긴 해초처럼 너울거리는 스탠드에게는 적의가 한 조각도 느껴지지 않아서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에메랄드빛―하이어로펀트 그린을 꺼내둔 것은 카쿄인 노리아키의 노림수였다. 스피드웨건 재단에서 죠타로를 통해 들어온 임무에는 이 마을의 스탠드사를 파악하고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일일이 탐문하고 다녔을 테지만 스탠드로 인해 각박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스탠드가 보이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간극을 읽는 것이 특기였다. 그러니 제 스탠드를 보고 반응하는 학생들을 체크해서 그 애들에게 접근하는 편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이었다.
실제로 전 학년 수업을 다 들어간 일주일째에 부도가오카 고등부의 스탠드사 리스트가 완성되었다. 검토도 끝났겠다 보고도 할 겸 카쿄인은 익숙해진 해외전화를 걸었다. 평소보다 느리게 전화를 받는 걸 보아하니 논문 때문에 정신이 없긴 한 모양이었다.
― 카쿄인, 무슨 일 있,
“죠타로, 고등부만 조사하면 돼? 트리플 체크도 했고, 다 끝났는데.”
― 뭐? 이거야 원. 성질 급한 건 알아줘야한다니까. 난 아직 며칠은 더 필요한데.
리스트의 완성을 알리자 수화기 너머에서 허탈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모자챙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모습이 선해서 카쿄인은 키들거리며 장난스레 말을 덧붙였다.
“네가 필요하다고 하면 학교만큼은 아니겠지만 마을사람들도 조사 해볼 수 있습니다~.”
― ...최대한 빨리 가보도록 하지.
하하하, 결국 웃음이 터져 나왔다. 최강의 스탠드사이자 침착하기로 정평이 난 쿠죠 죠타로의 저 초조한 목소리를 이렇게 쉽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나.
#02_세상에 이게 고쳐진다고 신난다
카쿄인 노리아키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콘솔 게임을 섭렵해왔다. 그러니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지금도 콘솔 게임을 즐기느냐고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당연하다고 외칠 테지만 정작 게임보이를 손에 잡은 지는 꽤 오래됐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래된 게임기는 배터리 문제인지 뭔지로 세이브가 증발하는 특유의 오류가 있으니까.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쌓아두기만 한 콘솔과 게임팩이 벌써 박스 단위가 되었다.
그러니 히가시카타 죠스케의 스탠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망가진 것이라면 무엇이든 고친다는 능력이라는 걸 알자마자 카쿄인이 자신의 추억 속에 잠겨있던 콜렉션의 부활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죠스케 군, 죠스케 군의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는 노후화해서 망가진 콘솔이나 게임팩도 고칠 수 있나요?”
“그야 당연함다. 저희 집에 있는 게임기, 고장 난 거 한 개도 없다구요. 고장 나는 대로 다 고쳤으니까! 는, 우와. 카쿄인 쌤. 그거 한정판 팩 아님까? 이거 실물로 보는 거 처음임다…….”
자신만만하게 팔을 걷어붙인 죠스케의 입이 떡 벌어진 것 또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03_야리코미 게이머
학교가 조금 일찍 끝난 날, 오락실이나 들릴까 했던 죠스케, 오쿠야스, 코이치는 겨우 열흘 만에 익숙해진 독특한 앞머리―죠스케가 말할 것은 아니겠지만―를 발견하고 어라, 소리를 냈다.
“어라, 카쿄인 쌤이다.”
“카쿄인 쌤!”
“웃스, 쌤 그냥 콘솔게임 파 아녔슴까? 아, 저거는 오락실 이식판.”
“네, 지나가는데 F메가 오락실 판이 보이기에 말이죠. 무심코. 너희들도 F메가 하나요? 이제는 꽤 고전일 텐데.”
눈가에 있는 흉터라거나 외국인에 비해도 괜찮을 만큼 튼실한 체구에 비해 단정한 어투를 구사하는 국어 선생님이 엷게 웃었다.
게이머는 결국 남녀노소 국적불명 모두 친구 아니겠느냐는 명제 하에 자연스럽게 네 명은 F메가 앞에 모여 앉았다. 자신만만하게 자리에 앉은 사람은 죠스케. 입가에 걸려있는 미소며 끝이 둥그스름하게 꺾인 눈웃음이 딱 죠스타 씨와 똑같다고 생각하면서 카쿄인은 근 십 년 만의 F메가 운전대를 쥐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F메가는 조금 특기라서요. 핸디캡 받고 해도 될까요, 죠스케 군?”
“쌤, 저 얕보면 곤란하지 말임다. 그치만 핸디캡은 잘 받아가겠슴다~ 나중에 딴 말 하기 없기!”
“죠스케 군이야 말로. 자, 그럼 차종부터 고르죠.”
그리고 잠시 후,
“에엥, 카, 카쿄인 쌤! 거기 코너! 속도! 차 뒤집힘다!”
“아뇨, 시속 355, 358, 360, 제1 코너까지 앞으로 3초, 풀 스로틀, 2초, 1초, 코너 주파!”
물리법칙을 초월한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코너링에 모리오초 삼인방이 경악했다. 코너의 바깥쪽과 안쪽은 결국 속도 차이가 난다고 배웠던 것 같은데, 역시 스탠드사야말로 물리법칙도 초월하는 존재가 아닌지.
“이, 이럴 때가 아니야, 죠스케 군! 얼른 속도를 올려!”
“코이치 말이 맞어! 후딱 기합으로 따라붙자!!”
*
기껏 급하게 모리오초로 들어와서 카쿄인과 폴나레프가 위장취업―이라고 표현해도 좋을지―한 학교에 들렀던 죠타로는 오늘은 연이은 실종사건으로 인해 빠른 휴교령이 내려졌다는 이야기만 듣고 교문을 나섰다. 의외로 연락이 잘 안 되는 사람은 저보다는 카쿄인이었고, 죠타로는 꽤 익숙하게 그가 있을 법한 곳을 추렸다.
생 제르멩은 오늘 체리파이가 나오는 날이 아니므로 오락실이라 생각해
서 갔더니, 역시나 빙고. 익숙한 목소리들이 와그르르 쏟아졌다.
“이거야 원, 너희들, 뭐하는 거냐. 하필 F메가?”
“죠타로 씨! 카쿄인 쌤 너무 그레이트하게 강함다!”
“맞아요, 화면 안 보고 있는데! 틀림없이 안 보고 있는데!
“그, 쌤 앞머리나 뭐 스탠드나 그런 걸로 보는 것두 아닌데 으아아, 왜 저게 보이냐아아―”
“비명은 내가 지르고 싶거든?!”
“아니, 나 F메가는 거의 십 년 만이고, 그래서 실력이 좀 녹슬었을 줄 알았지. 맵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핸디캡 자진한 건데, 뇨호홋.”
“애들 놀리는 것도 적당히 해, 선생님.”
“그렇지만 귀엽잖아. 아, 부탁한 자료는 저기 내 가방에, 아니다, 하이어로펀트, 네가 가져다 줘.”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에 삼인방이 덜그럭했다. 죠스케가 운전하던 유닛이 거하게 코너에 박으면서 GAME OVER라는 문구가 화면에 떠올랐다. 세 사람의 멘탈도 같이 게임오버 됐다.
#04_네? 죠타로 씨의 친구요? 쌤이요?? 진짜로??
“네? 뭐라고요? 죠타로 씨하고 카쿄인 쌤이 친구요?”
“우와아, 이거 뭐라고 해야 하나,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온다고 하나.”
“말도 안 됨다, 어떻게 카쿄인 쌤 절친이 죠타로 씨일 수가 있슴까?! 쌤이 이렇게 사람이 좋은데?! 아, 그야, 죠타로 씨가 이상하다는 게 아니고 그, 그치만 당신 성격이 좀!”
성격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카쿄인이 아예 허리를 접어가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 세상에, 죠타로 너보고 성격 나쁘대. 그러게 이미지 관리 좀 하랬지, 라며 흰 코트를 팡팡 내리치던 그가 들썩이는 어깨를 추스르고 말을 붙였다.
‘’아, 이래서 죠타로 네 친구인 거 밝히고 싶지 않았다구~ 겨우 애들이랑 거리감 줄여놨더니 이게 뭐야. 너 연구실에서도 이렇게 지내? 내가 성격은 나빠도 사람들하고 잘 지내기는 하거든? 팁이라도 줄까?”
“지금 그 말을 딱 15년 전쯤의 너에게 들려주고 싶군, 카쿄인.”
#05_카쿄인 쌤과 폴나레프 쌤
죠타로 씨와 카쿄인 쌤, 그리고 심지어는 프랑스어 강사인 폴나레프 선생님까지 세 명이서 이 마을의 스탠드사를 만들어내는 그 화살을 추적해오고 있다고 했다. 십여 년 전, 이집트 여행길의 동료였다고 서로들 소개는 했지만 단순히 동료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유대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저희 앞에서는 깊은 심해처럼 흔들림이 없는 죠타로 씨가 저 두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가드가 풀어지는 게 훤히 보여서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제일 악우惡友적으로 친해 보이는 것은 단연 교사 콤비였다.
“난 수업 끝났지롱. 먼저 돌아간다, Au revoir, 카쿄인~”
“제대로 일 해, 폴나레프! 시수 적다고 놀리고 있어―하이어로펀트.”
수업 시간보다 조금 일찍 들어와도 문제가 없는 교사진 중 하나인 카쿄인이 교실 창문 너머로 고개만 빼꼼 내민 폴나레프에게 목소리를 높였다가 아주 조용하게 속삭였고,
저 멀리 복도에서 우아악, 하며 우당탕 넘어지는 프랑스어 강사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선명하게 반짝이는 녹주석 빛깔을 볼 수 있었던 죠스케나 오쿠야스는 조용히 마른 침을 삼켰다. 죠타로 씨나 폴나레프 쌤이 우리 중 성격이 제일 나쁜 건 카쿄인이라고 했던 까닭을 조금씩 알아가는 공포란 웬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우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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